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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궁사(連昌宮辭)-원진(元稹)

*설향* 2011. 5. 22. 08:54

 

연창궁사(連昌宮辭)-원진(元稹)

연창궁의 노래-원진(원진(元稹)

連昌宮中滿宮竹(연창궁중만궁죽) : 연창궁 안에 대나무 가득한데
歲久無人森似束(세구무인삼사속) : 세월이 지나 사람은 없어 빽빽하여 묶어 놓은 듯
又有壈頭千葉桃(우유람두천엽도) : 또 담장 머리에는 천엽의 복숭아 나무 있고
風動落花紅蔌蔌(풍동락화홍속속) : 바람 일어 꽃잎 떨어져 붉은 잎이 어지럽도다
宮邊老人爲余泣(궁변노인위여읍) : 궁궐가의 노인이 나를 위 눈물을 흘린다
少年選進因曾入(소년선진인증입) : 젋어서 뽑히어 나아와 궁궐에 들어가니
上皇正在望仙樓(상황정재망선루) : 황제는 그 당시, 망선루에 계셨는데
太眞同憑欄干立(태진동빙난간입) : 태진이 황제와 같이 난간에 기대어 서있었다
樓上樓前盡珠翠(루상루전진주취) : 누의 위아래에는 온통 진주와 비취로 치장한 여인들
炫轉熒煌照天地(현전형황조천지) : 찬란하고 휘황하여 그 빛이 전지에 가득했다
歸來如夢復如癡(귀래여몽부여치) : 돌아와 보니 꿈 같기도 하고 바보가 된 것도 같아
何暇備言宮裡事(하가비언궁리사) : 어찌 궁안의 일을 다 말할 겨를이 있겠소
初過寒食一百五(초과한식일백오) : 처음 동지 지나 백오 일이 되던 한식날 지나던 때
店舍無煙宮樹綠(점사무연궁수록) : 상점이나 민가에 연기 오르지 않아 나무는 더욱 푸르렀다
夜半月高絃索鳴(야반월고현색명) : 한밤중 달이 높아지자 어디선가 현악소리 울려
賀老琵琶定場屋(하노비파정장옥) : “가회지”의 비파 연화의 시작을 알리었다
力士傳呼覓念奴(력사전호멱념노) : “고력사”가 전하여 소리쳐 기생 “염노”를 찾아라하니
念奴潛伴諸郞宿(념노잠반제랑숙) : 염노는 몰래 여려 악공들과 짝하여 자고 있었다
須臾覓得又連催(수유멱득우연최) : 잠깐만에 찾아내어 재촉하였으니
特勅街中許燃燭(특칙가중허연촉) : 특명을 내려 큰 거리에 촛불 다는 것 허락했었다네
春矯滿眼睡紅綃(춘교만안수홍초) : 붉은 비단 이불에 잠들어 봄의 교태가 눈에 가득한 채로
掠削雲鬟旋粧束(략삭운환선장속) : 구름 같은 머리 빗어고 꾸며 묶고서
飛上九天歌一聲(비상구천가일성) : 나는 듯이 구천으로 올라와 노래 한 곡 불러 제치니
二十五郞吹管逐(이십오랑취관축) : 이십오랑 사내들은 악기 불며 따라 붙었다
逡巡大徧梁州徹(준순대편양주철) : 대편 양주곡을 빨리 다 불러제치고
色色龜玆轟綠續(색색귀자굉록속) : 여러 가지 귀현악을 연이어 노래 불렀다
李謨擫笛傍宮墻(이모엽적방궁장) : 이모는 적을 들고 궁전 담 곁에 숨어서
偸得新翻數般曲(투득신번수반곡) : 새로 작곡한 몇 가지 곡조를 훔쳐 베꼈다
平明大駕發行宮(평명대가발행궁) : 날이 밝아 천자의 수레 행궁을 떠나
萬人鼓舞途路中(만인고무도로중) : 수많은 백성들 길 거리에서 북치며 춤추었다네
百官隊仗避岐薜(백관대장피기벽) : 백곤과 의장 행렬은 기왕과 벽왕의 길을 터주니
楊氏諸姨車鬪風(양씨제이거투풍) : 양귀비와 여러 여자 형제들의 수레 바람처럼 지나간다네
明年十月東都破(명년십월동도파) : 다음 해 시월에는 동도 낙양이 반란군에 함락되어
御路猶存祿山過(어로유존녹산과) : 중심로는 그대로 있어 안록산의 군대가 지나갔다네
驅令供頓不敢藏(구령공돈불감장) : 강제로 식량을 요구해도 감히 피하지 못하고
萬姓無聲淚潛墮(만성무성루잠타) : 만백성은 소리없이 눈물만 흘렸다네
兩京定後六七年(양경정후육칠년) : 서경과 장안 두 도읍이 수복된 육칠년만에
却尋家舍行宮前(각심가사행궁전) : 다시 집 찾아서 행궁 앞으로 돌아왔는데
莊園燒盡有枯井(장원소진유고정) : 장원은 다 타 없어지고 옛 우물만 남아 있고
行宮門闥樹宛然(행궁문달수완연) : 행궁 문 안에는 나무들 우거졌다
爾後相傳六皇帝(이후상전육황제) : 이 후에 여섯 황제가 제위를 계승하였으나
不到離宮門久閉(불도리궁문구폐) : 아무도 오지 않아 이궁의 문은 항상 닫혀 있었다
往來年少說長安(왕래년소설장안) : 왕래하는 젊은이들이 장안 이야기 하기를
玄武樓成花萼廢(현무루성화악폐) : 현무루를 새로 새우고 화악루는 없애버렸다네
去年敕使因斫竹(거년칙사인작죽) : 작년에 천자의 사자가 와서 대나무를 베었는데
偶値門開暫相逐(우치문개잠상축) : 우연히 문에 이르러 열고 들어가 잠시 살펴보니
荊榛櫛比塞池塘(형진즐비색지당) : 싸리나무와 개암나무 같은 잡목들이 즐비하여 연못 메워지고
狐兎驕癡綠樹木(호토교치록수목) : 여우와 토끼는 교만한 듯 바보인 듯 푸른 나무 사이로 다니고
舞榭欹傾基商存(무사의경기상존) : 무희들 춤추던 정자는 기울어졌어도 터는 남아 있고
交窓窈窕紗猶綠(교창요조사유록) : 꽃 장식 창문은 으슥한데 창문 바른 비단 아직 푸른빛 남아있다
塵埋粉壁舊花鈿(진매분벽구화전) : 먼지 덮인 흰벽에는 옛 꽃비녀 남아 있고
烏喙風箏碎如玉(오훼풍쟁쇄여옥) : 까마귀는 처마의 풍경을 쪼아 옥 부서지는 소리 내고
上皇偏愛臨砌花(상황편애임체화) : 현종 황제께서 섬돌의 꽃을 특별히 좋아하시어
依然御榻臨階斜(의연어탑임계사) : 옛날처럼 임금의 의자 섬돌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蛇出燕巢盤鬪栱(사출연소반투공) : 뱀은 제비집에서 기어나와 기둥머리에 서리고
菌生香案正當衙(균생향안정당아) : 향로 탁자에는 버섯이 자라나 천자 계시던 곳을 향해 있다
寢殿相連端正樓(침전상련단정루) : 침전은 단정루와 연이어 있고
太眞梳洗樓上頭(태진소세루상두) : 양귀비는 누대의 머리에서 머리 빗고 세수한 곳이라
晨光未出簾影黑(신광미출렴영흑) : 아침 햇 아직 떠지 않아, 발 그림자 아직 어둡고
至今反掛珊瑚鉤(지금반괘산호구) : 지금도 산호 발고리만은 젖혀져 걸려있다
指向傍人因慟哭(지향방인인통곡) : 곁 사람에게 가리켜며 통곡을 하는데
却出宮門淚相續(각출궁문루상속) : 궁문을 나오면서도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네
自從此後還閉門(자종차후환폐문) : 이후에 문이 다시 닫히어
夜夜孤狸上門屋(야야고리상문옥) : 밤마다 여우와 삵이 대문과 지붕으로 오르며 돌아다녔다네
我聞此語心骨悲(아문차어심골비) : 내가 이 말을 듣으니 마음이 뼛속까지 슬퍼진다
太平誰致亂者誰(태평수치난자수) : 평화는 누가 오게 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자는 누구란 말인가
翁言野父何分別(옹언야부하분별) : 노인이 말하기를, 시골 늙은이가 무슨 분별이 있으리오마는
耳聞眼見爲君說(이문안견위군설) :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았으니 당신을 위해 말해 주겠소
姚宗宋琼作相公(요종송경작상공) : 요숭과 송경이 재상일 때는
勸諫上皇言語切(권간상황언어절) : 상황에게 권하고 간하는 말 절실하여
變理陰陽禾黍豊(변리음양화서풍) : 음양을 잘 다스려 곡식 농사 풍성하고
調和中外無兵戎(조화중외무병융) : 안팎을 잘 조화시켜 전쟁이 한번도 없었다네
長官淸平太守好(장관청평태수호) : 장관들이 깨끗하고 공평하며 태수들도 훌륭하였으니
揀選皆言由相公(간선개언유상공) : 관리 선발이 다 상공에 말미암았기 때문이었다네
開元欲末姚宋死(개원욕말요송사) : 개원 말에 요숭과 송경이 죽자
朝廷漸漸由妃子(조정점점유비자) : 조정은 점점 양귀비의 무리들에게서 놀아났으니
祿山宮裏養作兒(록산궁리양작아) : 안록산이 궁중으로 들어와 양아들로 대접받았다네
虢國門前閙如市(괵국문전뇨여시) : 곽국부인의 집 문앞은 시장처럼 소란했고
弄權宰相不記名(롱권재상불기명) : 권세를 농단한 재상의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依俙憶得楊與李(의희억득양여이) : 어렴풋이 양귀비나 이임보로 기억한다네
廟謨顚倒四海搖(묘모전도사해요) : 조정의 정책이 무너지니 전국이 흔들리고
五十年來作瘡痏(오십년래작창유) : 오십년 간을 나라는 온통 부스럼과 상처로 아파했다네
今皇神聖丞相明(금황신성승상명) : 지금의 황제는 신성스러우시고 재상은 명철하지니
詔書纔下吳蜀平(조서재하오촉평) : 조서를 내리시자 바로 오나라 땅과 초나라 땅이 평정되었네
官軍又取淮西賊(관군우취회서적) : 관군은 또 회서 지방의 반란군을 정벌하였으니
此賊亦除天下寧(차적역제천하녕) : 이 반란군 또한 제거되자 천하가 평화스러워졌다네
年年耕種宮前道(년년경종궁전도) : 해마다 궁전 앞 길에 곡식을 심었는데
今年不遣子孫耕(금년불견자손경) : 금년에는 농민들도 자식을 보내어 경작을 하지 않았다네
老翁此意深望幸(노옹차의심망행) : 늙은이 이 뜻은 천자가 여기에 오시기를 깊이 바라는 것이니
努力廟謨休用兵(노력묘모휴용병) : 조정의 바른 정책에 힘쓰고 전쟁 하지 않기를 바라서라네

  • 백씨문집[白氏文集]
    824년에 원진(元稹)이 백거이의 글을 모아 50권으로 만들었고,

     

  • 서상기[西廂記]
  • 당나라 때 원진(元稹)이 지은 〈회진기(會眞記)〉에서 취재한 〈동서상〉을 희곡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