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p317.tistory.com

***아름다운글,시***/漢詩(한시)

청산은 내 뜻이오 ~

*설향* 2011. 11. 16. 00:33

 
 

   청산은 내 뜻이오 ~                           - 황진이 -

         

         
                                                             
          <청구영언, 해동가요,가곡원류>

 [현대어 풀이]

  • 청산은 나의 뜻이요, 녹수(푸른 물)는 님의 정이라.
  • 녹수가 흘러간들 청산의 뜻이야 변할 것인가?
  • 녹수도 청산을 잊지 못해 울면서 흘러 가는구나.

 [이해와 감상]

'청산'과 '녹수', 변함없는 푸른 산과 자꾸만 흘러가서 한때도 머무르지 않는 물결, 변함없는 작자의 뜻과 변덕스러운 님의 정을 이것들에 비유한 착상이 평범하면서도 신선미가 넘친다.

여기서의 '청산'은 '불변하는 것'이며 곧 '나'와 동일시되고 있다. '녹수'는 '변화하는 것'으로 곧 '님'을 상징하고 있다. 이로써 녹수(님)가 흘러가도 변하지 않을 스스로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녹수의 흘러감'으로 표상되는, 인간이 지니는 숙명적 불안감과 허무감은 사대부들의 자연인식과는 근본적으로 인식을 달리하는 것이다. 사대부들에게 있어서 '녹수'나 '청산'은 다 같이 시간적으로 무한한 영원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사대부의 시에서 변하는 인간과 대비되는 자연물들로서 이 두 소재가 다 함께 채택된 것이 그 예이다. 그러나 황진이는 녹수의 흘러감, 즉 그 유한성에 주목함으로서 사대부들의 당위론적인 자연 인식과는 다른 이미지를 창출해 내었다.

    결국 나에 대한 임의 사랑이 설령 바뀌었다 하더라도 임에 대한 나의 마음은 영원함을 노래하고 있다. '청산'이 넘치는 애정과 정열에 불타는 내 마음이라면, 그 밑으로 푸르름을 머금고 흐르는 '녹수'는 임이 나에게 속삭여주던 정이라 할 수 있다.

   청산은 녹수가 영원히 자신의 품안에 있기를 원하지만, 녹수는 더 좋은 경치를 향해 떠나간다. 그러나 흘러간 녹수야 지금 있건 없건, 임을 향한 청산의 마음이야 변할 까닭이 있겠는가? 그리고 저리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아 녹수도 청산을 잊지 못해 눈물을 뿌리고 있는 것이리라.

 [정 리]

 □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연정가

 □ 표현 : 비유적 표현(은유)

 □ 주제 : 임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