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의 이해 10
8장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若―같을 약, 만약 약, 반야 야, 爭―다툴 쟁, 衆―무리 중, 많을 중,
惡―싫어할 오, 미워할 오, 나쁠 악, 幾―거의 기, 가까울 기, 몇 기,
居―거할 거, 살 거, 淵―못 연, 깊을 연, 與―줄 여, 더불 여, 및 여,
夫―대저(발어사) 부, 남편 부, 사내 부, 唯―오직 유,
尤―허물 우, 더욱 우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모든 생활에 이로움을 주면서 다투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즐겨 있다. 그런 까닭에
물은 거의 도에 가까운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은 땅을 선택해야 하며, 마음은 생각이 깊어야 좋고,
사귀는 젓은 어진 사람을 골라야 하며, 말은 믿음성이 있어야 좋으
며, 정치는 다스려져야 좋고, 일의 처리는 능숙해야 좋으며, 행동하
는 것은 때에 알맞아야 좋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다투지 않는 것이
다. 그런 까닭에 잘못됨이 없다.
☆ ☆ ☆
노자에서 가르치는 삶의 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물같이 되라'
는 것이다. '도'처럼 된다든가 '도'에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물처럼 되는 것이다. 물은 도의
최고 상징이다. 그래서 이 도덕경에는 물에 대한 이야기가 거듭
된다.
우선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물이 없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
은 아무 것도 없다. 물 없이는 아예 처음부터 살아 있을 수도 없었
다. 이런 의미에서 물은 실로 생명의 근원이다. 사람이 물을 마셔
야 산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사람 몸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
어져 있기도 하다.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공통된 현상이
다. 그래서 물을 생명수 또는 생수라라고도 한다.
다투지 않는 것이 최상의 선이라고 한다. 그 다투지 않는 최상의
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노자는 물을 예로 들고 있다. 물은 낮고 더
러운 곳에 스스로 위치를 정하고 있다. 그 낮고 더러운 곳은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이므로 천하가 그와 더불어 다툴 이유가 없
다.
그러나 물은 천지 사의의 온갖 생물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다. 사
람은 물이 있기 때문에 삶을 누릴 수 있고, 온갖 짐승도, 새나 벌
레도, 또 나무와 풀과 물고기도 모두 물이 있으므로 해서 그 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대체로 남에게 이로움 즉 혜택을 주는 것을 선이라 한다. 남에게
혜택을 줄 만한 훌륭한 일을 하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기 위
하여 경쟁하게 된다. 여기에서 경쟁이란 말은 곧 다투는 것을 말
한다. 그러나 남과의 다툼을 수반하는 선이라면 그것은 이미 최
상의 선은 아닌 것이다.
물은 천지 사이의 온갖 생물에게 이로움을 주면서도 다투는 일이
없으니 이것이 최상의 선이다. 또 최상의 선이면 도에 가깝다. 그
래서 물은 도에 가깝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가깝다는 말은 그것
이 곧 도와 같다는 말은 아니다. 물은 有이고 도는 無이기 때문에
가까울 뿐 결코 동일한 것은 아니다. 도야말로 더욱 높고 큰 것이
라는 말이다.
사람도 다투지 않는 선을 지녀야만 한다. 그러면 그 방법은 어떤
것인가? 위치는 남보다 아래이며 낮은 곳을 선택할 것이며, 마음
은 생각이 깊어야 하고, 심연처럼 맑고 고요해야 한다. 어진 사람
과 사귈 것이며, 말은 믿음성이 있어야 하고, 정치는 저절로 잘
다스려지게 해야 한다. 일에는 능숙해야 하며 행동은 때에 알맞
아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다툼이 일어날 단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다투
지 않는다면 그에게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이것이 사람으로서
도에 가까운 최상의 선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