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글 :애광 김현호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곧은 의지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역주의 기회주의 권위주의의
낡은 틀을 깨고자 했던 사람
기득권 세력에게는
미운 오리
모난 돌이었던
바보 노무현
당신의 계절이 지나고
귀향한 봉하의 품에서
행복한 촌부로 사시더니
이렇게 홀연히 떠나셨습니까
강자에게 비굴하지 않고
약자 위에 군림하지 않으며
국민 앞에 겸손했던 서민 대통령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철학
학대 받은 자들을 위한 열정으로 살다가
바위벽 같은 세상
계란으로 바위를 치듯
그렇게 가셨습니까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 서서
흑암을 뚫고 솟는 아침 햇살 바라보며
누리에 차오르는 절망과 희망
남은 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운명이다 그렇게 가셨습니까
온전히 의로운 사람
세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때마다 진솔한
임의 언행이 이 시대
가치의 상징이 될 수밖에 없음은
사람 사는 세상을 지향하고
실현하고자 했던 비전
상식이 통하는 보편적 가치가
옳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심장으로
애도하는 국민의
가슴 가슴에 묻힌 임의 상념
사는 날 동안
새록새록 그리움 되어
오월의 희망으로
피어 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