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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곳***/노무현

임 떠나시던 날

*설향* 2009. 5. 30. 06:57

임 떠나시던 날 마음 임은 가셨어도
우리들 가슴에 영원한
서민의 아버지로
오래도록 기억 될 것입니다  마음

당신은 1946년 8월 6일 이 세상 올 때 알몸과 빈손으로 힘없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왔지만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민주화를 외치는 우렁찬 울음소리는 봉화마을에 떠들썩하게 힘이 넘쳐오셨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 당신은 못 먹고 굶주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체구에서 묵묵히 일하는 황소 같은 괴력으로 이 세상에 임이 오셔서 일구어 내신 학벌타파 혈연타파 지역감정의 큰 장벽을 무너트렸습니다

 

당신의 주변 인척 중에 많이 배운 사람도 물질이 많은 사람도 없었던 당신 그래서 든든한 배경조차 없었던 이 시대에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셨던 당신

 

정치적 이단아로 인권 변호사로 입지적인 인물이셨던 당신은 드넓은 이 세상에 민주화 꽃 나무를 심어 놓으시고 이제 겨우 꽃이 피었는데 달콤한 열매는 누가 따 먹으라고 가는 길이 무엇이 그리도 급해 당신 먼저 무거운 짐을 지고 홀연히 떠나셨습니까 ?

 

어제 늦은 밤부터 내린 이슬비가 어쩌면 당신의 서거를 미리 예고하고 흘린 하늘의 눈물이었던 것을 오늘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뉴스를 접하면서 오보이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갑작스런 비보에 한동안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신 이 세상 어느 누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도 양심에 자유로 울 수가 있는지 감히 묻고 싶습니다 오늘은 당신 때문에 하늘도 울고 땅도 목메어 울고 있습니다 온 국민을 슬픔과 비통함으로 몰고 가신 당신의 유언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이 저며 옵니다 운명이다 화장해라 너무 슬퍼하지 마라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건강이 안 좋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을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가 없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가난한 서민들의 대변자였던 당신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드셨으면 사랑하는 국민들과 가족들을 뒤로한체 험하고 머나먼 길을 떠나셨는지 힘겹고 외롭게 홀로가신 임을 생각하니 가슴을 도려내듯 아프고 비통합니다

 

가신님은 설다 하지 않아도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보잘 것 없는 우리 국민들은 빛을 잃고 세상을 저주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얼마나 많이 아팠으면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셨겠습니까

 

조용히 고향을 지키겠다고 필부가 되어 낙향하셨던 당신이 이리도 허망하게 떠나시니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입니다 보잘 것 없는 민초가 할 말은 많지만 이 나라의 최고 통수권자의 애석하고 비통한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반성하고 각성 할 숙제입니다

당신의 서거를 가슴으로 애도(哀悼)드립니다 하늘에선 땅처럼 많이 아파하시지 말고 편히 백성에 애환을 경청해 주시고 편히 주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