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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진첩***/나의낙서장

외롭지 않느냐고

*설향* 2007. 5. 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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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사람들이 나보고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다. 늦으막에 홀로 된 내가 좀 외로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별로 외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지금이 참 좋다. 주위에 부부가 사이좋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때로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남편의 빈자리의 쓸쓸함을 조금만 감수하면 홀로 지내는 것에서 얻어지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 꽃잎이 흩날리는 어느 봄날이나 그 꽃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산의 단풍 수묵화를 그린 듯한 눈 덮힌 겨울산에도 나는 누구 허락도 받지 않고 아무 집안 걱정없이 그 지겨운 밥걱정 하지 않고 이제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가 있다. 유정한 겨울비가 내리는 오늘 같은 날이면 친구 불러 모아 뜨끈한 아랫목에 국방색 담요 펴놓고 고스톱 치며 전구지찌짐 부쳐 먹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생전에 전혀 잉꼬가 아니었던 우리 부부는 그렇게 다정하고 곰살맞게 서로를 챙겨주며 살지 않았다. 남편은 경상도 남자에다 마초기질이 다분해서 연애 때와 결혼 초 잠깐 눈 뒤집힌^^ 그 짧은 시간을 빼곤 우리는 다정한 부부였진 않지만 그래도 그놈의 정이 무언지 자식새끼 키우며 얼굴 맞대고 아웅다웅 한세상 살았다. 돌이켜보면 살기 팍팍했던 어려웠던 그 시절에 나는 카리스마있는 남편을 모시고 사는라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그 좋은 세월 다 흘려보냈는데 그 때 내 공간 내 시간이 조금만이라도 있었더라면 그 시간들을 좀은 덜 고달프게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십년 아니 5년만 젊었어도 훨훨 날개 달고 하늘을 날고 싶으나 이젠 어쩔수 없는 황혼을 바라보는 여인이기에 여기 내마음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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