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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만난 모녀상봉

*설향* 2011. 3. 5. 00:52

 

 

 

<이글은 며칠전에 LA Times에 실린 기사요약이다.>

<조선일보에서도 기사가 실렸지만 원문에 보다 충실하게 내가 번역해 보았다.>

 

Sally

 

 

주한미군이었던 스티브 인맨(Sr)은 한국여성 다이앤(한국이름 이점구)과의 사이에서 1974년에 딸을 낳았다. 딸은 미처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출생했는데 산모의 진통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되어 미군병원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인근마을의 산파에서 출생하게 되었다.

딸 샐리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본국으로 발령을 받아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샐리를 인맨부부의 딸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출생전에 미리 혼인신고를 했었거나 아니면 미군병원에서 출산만 했어도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였다. 하는수 없이 부부는 미국에 건너가서 샐리를 입양해 오기로 결정하고 딸을 한국의 외할머니에게 남겨둔채 두 부부만 먼저 떠났다. 이때가 샐리가 8개월 됐을 때였다. 부부가 떠나고 얼마지 않아 인맨 부부의 가정부였던 할머니가, “샐리가 많이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 잠깐 함께 있다가 도로 데리고 오겠다,” 이렇게 말하고 샐리를 데리고 나간후 영영 함흥차사가 되어버렸다.

 

한편 미국에 도착한 인맨 부부는 두 살 터울로 코니(36세)와 스티브Jr(34세)를 낳았다.

아버지 스티브 인맨(Sr)은 아들 스티브Jr에게 누나를 왜 데려오지 못했는지 설명을 해 주었지만 데리러 갈 형편이 못되었다. 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술주정뱅이가 되어 경제형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샐리를 입양해 올 형편도 되지 못했다.

흥신소에 소재추적을 하려면 착수금만 3만불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돈이 없었다.

엄마는 부득히 이혼을 하고 새 남편을 찾았다. 엄마의 새 이름은 다이앤 드링크와인이 되었다. 아들, 딸과 엄마의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보고싶은 딸, 보고싶은 형제를 찾아 한국에 몇차례 여행을 했다. 하지만 샐리는 영영 보이지 않았고, 외삼촌으로부터 아마 미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가정부 할머니의 딸이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샐리를 양녀로 입양시켜서 미국으로 데리고 간 것으로 나중에야 밝혀졌다.

 

캘리포니아주 폰타나에 살고 있는 스티브는 혹시나 하는 희망에서 누나의 어릴 적 사진, 엄마의 사진을 찾아내어 <Sally Inman - Missing Child>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렸다.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에게 가족을 찾게 도와달라고 편지를 쓰기도 했었다.

 

Steve & His Wife

 

한편 샐리도 미국으로 건너와서 결혼하여(Sally Blue) 자녀를 두게 되었다. 샐리는 처음 가정부 할머니와 같이 지내다가 인맨 부모가 생활비 송금을 중단하는 바람에 할머니의 딸에게 맡겨졌다가 3살 때 입양되어 텍사스로 오게 되었고 캘리포니아와 3,500km나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에 살고 있었다. 병원에 갈 때마다 가족이름을 써내라고 했을때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하루는 딸에게 “혹시 내 이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이름이 인터넷에 나오는지 한번 찾아 보아라,”라고 주문했다.

샐리의 딸이 놀랍게도 스티브의 사진과 인맨의 이름을 찾아낼수 있었다.

반신반의 하면서 샐리와 스티브는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끝에 남매임을 확인하고 재회할수 있었다. 엄마와 남매는 이제 서로 왕래하며 만나고 있고 거의 매일 화상통화를 한다.

스티브는 처음에 믿을수 없는 일이 일어난데 대해 누나에게 DNA검사를 해 보자고 제안했지만 누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거절했다. 엄마와 함께 찍었던 사진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형제임을 알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매는 자신들이 떨어져 살게 된 데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듣고 살아왔다. 동생들은 가정부가 누나를 납치했다고 믿었다. 어머니는 "결혼해서 미국으로 올 때 샐리의 입국 허가가 나지 않아 친정에 맡겼는데, 가정부 할머니가 '며칠만 데리고 있겠다'며 샐리를 데려간 뒤 종적을 감췄다"고 설명했었다. 반면 누나 샐리는 자신이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 양어머니로부터, 8개월 아기 당시의 미국출국을 위한 혈액검사에서 인맨의 혈통이 아니라는 검사결과가 나왔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매가 헤어진 동기는 혹시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인지도 모른다. 가정부 할머니는 이미 죽고 이 세상에 없다.

 

Diane & S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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