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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여 행렬 의식에 따른 절차와 순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

*설향* 2010. 3. 18. 09:54

  

● 의식에 따른 절차와 순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


시대와 지역에 따라 방식과 순서는 다를지라도 의식에 따른 절차와 행위는 오랜 세월에 걸친 인간사에서 보편적으로 부여 된 가치와 의미를 절제해 드러내는 유무형의 행위표현으로 이가 곧 '예'입니다.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무릎을 꿇고 올리는 큰절이 공경과 예우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가치가 있듯, 어떠한 행위나 절차에 내포된 의미나 가치를 부정하거나 축소한다면 '예'라는 명분으로 치러지는 어떠한 절차와 행위도 허례이며 허식입니다.


내가 모른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고, 내가 부정한다고 해서 가치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고, 어렵고, 번거롭더라도 절차를 따르고 예를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라는 형식으로 부여되는 의미와 가치가 왜 그런 순서나 행위로 나타나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나 가치를 가감하거나 생략, 응용, 변형해서 해도 무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알지도 못하면서 생략하거나 무시하는 것입니다.


어떤 절차나 행위가 포함하고 있는 의미나 가치를 아직껏 알지 못한다면 마땅히 물어서라도 배워야 합니다. 묻고 배우는 것이 여의치 않거나 힘들다면 알만한 사람이 시키는 대로라도 그냥 따라서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게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사에서 보편적으로 부여된 의미와 가치를 무리 없이 따르는 자기연출이며 예의범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도리의 왕도이기 때문입니다.



 

고례만을 고집하는 이도 있지만 제행이 무상인데 어찌 고례만 고집 할 수 있겠습니까? 시류에 따라 의미와 절차가 다소 가감되거나 변형되었다고 해도 시속(時俗, 시대적 풍속)이라고 할 만큼 보편적으로 대중화 되었다면 이 또한 인간사에서 부여 된 가치와 의미이니 폄하하거나 거부만 할 것도 아닙니다.


예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와 절차에 포함되어 있는 가치는 숭상하되 시류를 거스르거나 동떨어지지 않다면 좋을 것입니다. 

 

 

 


  ● 뒤죽박죽인 상여행렬에 유감


장사나 제사라는 게 가가례(家家禮)라고 할 만큼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른 일이니 남의 행사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주제넘은 참견이 될지 모르지만 행사장에서 재현된 상여행렬은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상여행렬도 장사일 중의 하나니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지역과 가풍을 뛰어넘는 기본절차와 순서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였던 책들과 참고할 만한 자료들을 찾아 확인하고, 다른 지역에서 재현되었던 상여행렬들을 검색해 보았더니 상여행렬은 보편적으로 방상씨, 명정, 영여, 만장, 공포, 상여, 상주와 조문객 순서로 되어 있었습니다.


방상씨(方相氏) 험한 얼굴, 검은 웃옷에 붉은 아래옷, 왼손에 창 오른손에 방패를 든 사람 크기의 인형 두 개로 상여행렬 좌우에 서며 앞길을 개척하고 호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명정은 죽은 이를 관에 넣은 다음 그 관이 누구의 관인가를 나타내고, 운구 시에는 누구의 운구행렬인가를 나타내는 붉은 색 표지깃발입니다.

명정이 붉은 이유는 생명의 부활과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酸邪)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영여(靈輿)는 혼백(魂帛)을 모신 작은 가마이고, 만장(輓章)은 돌아가신 분을 기리고 슬퍼하는 글을 쓴 깃발로 장례행렬을 울긋불긋 하게 하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공포(功布)라고 하는 것은 2m 길이의 삼베 천을 장대에 매단 깃발로 길이 좋고 나쁨을 알리는 신호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상여행렬에 등장하는 모든 제구에는 나름대로 분명한 소용이 있고 의미가 있으니 순서 또한 임의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제구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부합하거나 조화를 이루도록 되어있을 것입니다.


제구의 형상은 물론 색깔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는 것이 우리네 상장례며 상여행렬인데 공감할 만한 이유나 설명이 뒤따르지 않는 채 상여행렬 순서가 뒤죽박죽된다는 건 옛 모습을 변형시키거나 훼손되는 변질의 단초입니다. 



 

상여행렬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너무 오랜만에 봐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들에겐 행사장에서 보는 그 모습, 그 순서가 전통 상여행렬의 표준이며 정답입니다. 더구나 개인이나 가문이 아닌 지역 예술단체가 행사를 총괄한다면 의심 없는 정답이며 표준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제구와 상여행렬 순서 등은 먼 훗날 사라진 것 중의 하나인 상여행렬을 고증하거나 설명하는 데 사용될 자료로도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소한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옛것을 재현하는 복고이며 복고의 현장입니다.


축제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그냥 구경거리 정도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 재현하고 계승할 거라면 구성요소 하나하나는 물론 그 순서나 절차까지도 고스란히 계승되게 재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구경거리라는 차원을 넘어 사라져가는 옛 모습대로의 상여행렬이 옛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재현되고 계승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에 감히 언급합니다.

 

 




출처 : 뒤죽박죽인 상여행렬, 이게 뭡니까 - 오마이뉴스

출처 : 풍물 세상
글쓴이 : 松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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