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p317.tistory.com

***아름다운글,시***/마음의글

原道(원도)~1~한유(韓愈)

*설향* 2007. 9. 4. 23:09

程 子(정자)가 말씀하였다.

“한유는 근세의 호걸스러운 선비이다. 원도와 같은 내용은 비록 변통이 없지 않으나 孟子이

래로 능히 이것을 안자는 홀로 韓 愈뿐이다. 그는 말하기를 ‘孟子(맹자)는 순수하고 순수하

다’하였고, 또 이르기를 ‘荀子(순자)와 揚子(양자)는 택하였으나 정하지 못하고, 말하였으

나 상세하지 못하다’ 하였으니, 만일 본 바가 없다면 어찌 천년의 뒤에서 그 득실을 판별하

기를 이와 같이 분명히 했겠는가?”

“退之(한유)의 말년의 문장은 본 바가 매우 높으니, 쉽게 읽을 수가 없다. 옛날 학자들은

德을 닦았을 뿐이니, 德(덕)이 있으면 말은 배우지 않아도 능하다. 그런데 退之는 마침내 글

을 배운 연고로 날마다 그 이루지 못한 바를 찾았다. 그러므로 그 본 바가 이에 미쳤으니,

학문을 한 순서는 비록 어그러짐이 있는듯하나 그의 말에 이르기를 ‘孟子가 죽음에 그 전함

을 얻지 못했다’ 하였는바, 이는 옛사람의 말을 답습한 것도 아니요, 또 억지로 穿鑿(천

착) 하여 경솔히 말한 것도 아니니, 이는 반드시 본 바가 있는 것이다. 만일 본 바가 없다

면 이른바 ‘이것으로써 전했다’는 것은 과연 무슨 일이겠는가?”

朱 子(주자)가 말씀 하였다.

諸賢(제현)의 의론 중에 오직 이 두 단락이 그 깊은 내용을 다하였다. 그러나 臨川王氏(임천

왕씨) 安石의 詩(시)에 ‘분분하게 백 년의 몸 다하기 쉬우니, 온 세상에 어느 누가 道眞(도

진)을 아는가? 힘써 진부한 말 제거하여 末俗(말속)을 과시하니 가련하다. 도움은 없고 정

신만 허비 하였네’ 하였으니, 그 予奪(여탈)<칭찬하고 비판함>한 것이 크게 다름이 있다.

내 일찍이 절충하여 논하건대, 程子의 말씀은 큰 단서를 얻었고, 王氏의 말 또한 스스로 無

理 것이 아니다. 韓公은 道에 대해서 그 用이 萬事(만사)에 두루함은 알았으나 그 體가 나

의 한 마음에 갖추어진 것은 알지 못하고, 이것을 천하에 행할 수 있음은 알았으나 그 근본

은 마땅히 내 한 몸에 먼저 해야 함을 알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그 말이 항상 밖에 상세하고 안에 소략하며, 그 뜻이 항상 원대함에 극진하였으

나 그 행실은 반드시 세미함을 삼가지 못하였다. 그리고 비록 文과 道가 內外와 淺深(천심)

의 다름이 있음을 알았으나 끝내는 緩急(완급)과 輕重(경중)의 차례를 살펴 取捨(취사)를 결

단하지 못했으며, 비록 급급히 道를 행하고 세상을 구제함과 邪(사)를 억제하고 正 을 돕는

것을 일로 삼았으나 지위를 탐하고 녹을 사모하는 사사로움에 섞임을 면치 못하였으니, 이

는 그의 문자 가운데 나타난 내용에 진실로 王氏가 비판한 것과 같은 것이 있다.

다만 왕씨는 비록 이러한 말을 하였으나 그가 말한 道 眞이란 것은 실로 老·佛의 餘波(여

파)일 뿐이니, 바로 韓公이 깊이 꾸짖은 것이다. 이는 楚나라가 비록 잘못 하였으나 齊(제)

나라 또한 잘함이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가지고 논하건대. 韓公이 학문에 得失(잘

잘못)을 거의 분별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말씀 하였다.

“達摩(달마)가 中國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에 支遁法師(지둔법사)와 같은 무리들은 다만 老

·莊을 말할 뿐이었는데, 후래 사람들은 또한 많이 老莊學 (노장학)으로 禪學(선학)을 도왔

다.

내 살펴보건대, 老子는 公子와 동시대요, 佛法인즉 後漢 明帝 때에 비로소 中國에 들어왔다.

그런데 후세에 허탄한 老子와 莊子 · 列子의 말을 취하여 佛學을 돕고 있으니, 그 근본은

비록 다르나 말류는 똑 같다. 그러므로 韓公의 이 편은 老 · 佛을 배척하기 위하여 지은 것

이다. 처음에는 단지 老氏를 들고 중간에는 佛氏로 올라갔으니, 老子를 배척함이 바로 불교

를 배척함이니, 마침내 다시 분별할 것이 없다. “

陳靜觀(진정관)이 말하였다.

“ 이 篇은 비록 순수하지 못함이 있으나 揚雄(양웅)이 말한 바 ‘老氏가 道德을 말함은 내

취할 점이 있고, 仁義를 끌어 내리고 禮樂(예악)을 滅絶(별절)함은 내 취할 점이 없다’는

것에 비하면 어찌 높지 않은가? 저 이미 禮樂과 仁義가 없다면 무슨 道德을 이루겠는가.

이 篇의 本意는 우리 儒學은 仁義를 합하여 道德을 말하고, 老 · 佛은 仁義를 버리고 道德

을 말함에 있다. 이 때문에 우리 儒學의 말은 천하와 국가를 다스릴 수 있고, 老 ·佛의 말

은 모두 천하와 국가를 버린 것이니, 천하와 국가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곧 천하의 公言이

요, 천하와 국가를 버린 것은 한 사람의 私言이 되는 것이다.

우리 儒學의 말은 平常하고 老佛의 말은 괴이하다. “

鑿~뚫을 착, 摩~만질 마, 遁~숨을 둔.

'***아름다운글,시*** > 마음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原道(원도)~3~한유(韓愈) |  (0) 2007.09.04
原道(원도)~2~한유(韓愈)  (0) 2007.09.04
사랑하는만큼 웃자  (0) 2007.09.04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  (0) 2007.09.04
사랑하며 사는세상  (0) 200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