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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보다 지독한 사랑 / 홍연희
길을 걸을 때마다
먼지가 풀썩인다
젖은 하늘에 배어 있어도
여전히 땡삐같은 그대연록색의 새순들이
청아를 자랑하는 이 푸르름에도
사흘을 참아내지 못한
아지랭이처럼털어내어 그 자리
돌아 설 청빈으로
비틀대듯 언제나 그만큼
가슴을 열어 흔들어 대니아, 마른 가슴으로 눈에 덥힌 청태여
어쩌란 말인가, 이 뿌옇던 것은
먼지보다 지독한
잿빛 그리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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