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굴 생각하세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붓을 들면 때로는 내 얘기도 쓰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나를 돌아 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나를 돌아 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직역
簫蓼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오신지 寢宵轉轉夢似樣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 듯 생시인 듯 問君有時錄妾言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보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 멀리 계신 님 생각,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 하루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 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
送別蘇陽谷詩(송별소양곡시) ...黃眞伊
* 황진이가 소양곡 蘇陽谷(소세양 蘇世讓)을 보낼 때 부른 시인데 소세양은 이 시에 매혹 되어 자기의 절조를 지키지 못했음.
양곡(陽谷) 소세양(蘇世讓)이 어릴적에 강직한 마음에 대해서는 스스로 허여(許與)하여 이르기를, 여색에 미혹되는 자는 남자가 아니다 하였다. 진(眞)이 재주와 얼굴이 매우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는 친구들과 약조하여 이르기를, 내가 그 여자와 삼십일을 동숙(同宿)하여 바로 이별을 할 때에 다시 한 터럭이라도 마음을 매이게 하지 않을 것이며, 이 기한을 넘겨 만약 하루라도 더 머물면 너희들은 나를 사람으로 여기지도 말라 하였다. 송도(松都)에 와서 진(眞)을 보니 과연 명기(名妓)이더라. 이에 서로 정을 나누고 한달의 기한을 머물러 날이 밝으면 장차 헤어지려 할 새, 진(眞)과 더불어 남루(南樓)에 올라 술을 마셨다. 진(眞)이 이별을 서글퍼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다만 일러 말하기를, 공(公)과 이별함에 어찌 한 마디 말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변변치 않은 싯구절이라도 드리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하였다. 소(蘇) 공(公)이 이를 허락하니, 진(眞)이 바로 써서 한 편의 율시(律詩)를 바쳤으니, 그시가 바로 위에 있는 송별소양곡시이다 .... 소(蘇) 공(公)이 이를 읊어 보고 탄식하여 이르기를, 나는 사람이 아니다. 진(眞)을 위해 더 머물러야 겠으니... 하고 자기의 굳었던 처음의 절조를 지키지 못 하였다. [펌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