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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처럼 깊어가는 사랑/남낙현]

*설향* 2007. 4. 27. 00:20
[가을처럼 깊어가는 사랑/남낙현]


강물이 저 혼자 흐르다가

또 다른 강물을 만나

하나가 되듯...

우리도 서로 손잡고 물이 되어

한 세상 흐르다가

먼 바다에 이르러 갈대꽃처럼

피어나면 좋겠어.


그저... 

어느 한 계절의 모퉁이에서

금방 불붙은 사랑처럼

금새 피었다가

시들고 마는...

진한 향기보다는

있는 듯 없는 듯 풍겨나는

구절초 같은

은은한 향기였음 좋겠어.


억새풀처럼 머리가 하얘지고

잔주름이 늘어난다고 해도

두 손 꼭 잡고 서서

저녁 숲에 내리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았으면 좋겠어.


가을비 찬바람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산 비알 모여드는

낙엽 같은 그리움을

허전한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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