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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있는곳***/노동 요

노동요

*설향* 2007. 9. 27. 13:42

노동요

김종제


사람을 꽃이라고 한다면
그 꽃을 노래라고 한다면
그 노래를 열매라고 한다면
우리 모두 노동요가 틀림없겠다
꽃 한 송이 피워내느라
세상은 얼마나 힘들었겟느냐
죽음 같은 산고를 겪고서야
얻을 수 있는 달콤한 목숨이 있으니
어머니의 육신은 그 자체가 노래여서
밥 짓는 손에서
젖 물리는 가슴에서
타령이 산조가 절로 나왔다
어머니가 부른 노래로 아버지는
짐승 같은 시대에도 무릎 꿇지 않았다
날 어두워지면 어깨춤을 추면서
얼큰하게 한 곡조 뽑았다
그러면 어머니는 배가 남산만 해졌다
굵은 아버지의 팔다리는 악기였다
쾅쾅 못을 박으며 지붕을 얹을 때도
슬금슬금 톱질하면서 마루를 놓을 때도
살밖으로 튀어나온 핏줄에서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대포집에서 젓가락 두들긴 아버지가
불렀던 노동요였다, 나는
부엌에서 나뭇가지 두들긴 어머니가
불렀던 노동요였다, 나는
그래서 내게도 한 곡조 노래처럼
꽃도 피고 열매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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