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 그늘에서 / 펌 못 다 부른 노래를 터뜨리네, 끝내 옷이 다 벗겨지고 늑골이 부러진 한 사내 바위 절벽까지 떠밀리고 끌려 와 무릎을 꿇고 기다리네 하늘만 우러러 자라 온 제 몸 그대로 형틀이요 죄라네 네 고향이 어디냐, 행적을 자백하라 뼈 깊이 얼음을 박던 그 겨울 눈보라 상한 껍질 속에 숨겨둔 눈물이 삭고 삭아 비릿한 향기를 피우네 실핏줄이 터져 범람하는 하얀 피 제 주검을 스스로 덮네 그 얇은 수의를 헤집어 가지 사이에 둥지를 틀고 서식해 온 산비둘기를 불러 가는 이 누구인가 절뚝이며 지나온 먼 산길 아래 발 디딜 틈 하나 허락지 않던 마을 골목엔 눈먼 황사가 자욱한데 마지막 유언처럼 한 무리 은하를 쏟아 붓는 산벚꽃나무 등이 굽어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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