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종이에 수묵과 옅은 채색 22.7*27 보물 527 국립중앙박물관소장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작품으로 궁정 화가였던 단원 김홍도가 그린 흥겨운 농촌의 추수과정을 나타내는 단원풍속화첩에 그려진 ‘경직도’ 이다. 아마도 경작을 한 결과가 좋은 모양이다.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흥에 겨워 모두다 노래라도 부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시대는 영,정조시대로 조선 역사상 가장 태평성대를 이룬 시기였다.
문화사적으로는 절파화풍이 쇠퇴하고 그 대신 문인화 또는 남종화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된 시기였다. 특히 정조 시대에는 문화정치를 펼쳐 위항문학운동이 일어났던 시기로써 중인들의 성장으로 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다. 특히 병자호란 이후 청을 오랑캐로 인식하던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사상이 사라지고 민족주의가 고개를 들어 독자적인 문화를 이룩해가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술독을 옆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술을 한잔 하고 있을 법도 하지만 기다리는 것인지 술병은 잔으로 닫고 있는 모습에서 양반이 식솔들을 생각하는 바가 남다르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이 작품에서 느끼는 정감이 양반과 일꾼의 자세에서 신분 간의 불공평한 관계를 풍자했다.고 하는데 이보다는 조화로운 관계를 표현하고자한 의도가 엿 보인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양반은 경작지에 나오지 않는 것이 상례인데 이 작품에서는 양반이 직접 나와 있음이 특이하다. 아무래도 궁중 화가로서 양반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에서 표현했다고 여겨진다. 씨름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양반과 평민이 함께 씨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보아서도 그 맥락이 같다고 할 것이다. 숭유억불 정책에 의해 유교을 국교로 정한 조선시대에 가장 힘이 많이 필요 하는 타작은 젊은이가 하며 흩어진 낱알을 모으는 작업은 연장자가 함으로 장유유서의 유교의 도덕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실학이 극성하였는데 이러한 실학의 대두는 조선 후기의 문화 전반에 걸쳐 매우 중대한 의의를 지닌다 하겠다. 일반인과 가까워지고, 또 생활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택하여 한국적 회화를 형성하였던 것이다.
필치는 굵거나 가늘거나 비수(肥瘦)나 빠르거나 느리거나가 지속(遲速)이 자재로운 주관적인 신선(神仙)·인물·산수풍(山水風)의 선은 매우 드물고, 오히려 그것을 배제하여 정확한 객관적 묘사 위주로 분위기를 통일하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단원의 독자적인 예술적 세계 안에서 형성된 단원의 기법이고 의식이다. 이러한 선의 표현 및 포치(布置) ·구성의 다양성은 그 내용과 힘있게 결합하여 만면에 강인한 시대적 역량을 구축하면서도 해학이 넘쳐 있다. 포치는 사격구도이며 움직임이 절로 드러나는 이유는 절재된 조형공간 속에 5명의 인물 배치의 중심 축이 4번 변화하도록 함으로써 유수한 안정감과 신명나는 흥겨움이 동시에 환기시켜 지극한 생의 환희를 맛보게 하는 좋은 게스탈트로 자리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화면 구조상 가장 무거운 곳과 가장 가벼운 영역을 대칭으로 배치 함으로 전체적인 균형감을 얻었으며 주요 중심축을 가로지르는 사선축으로 인해 좌,우의 대칭을 잡아주고 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이 작품을 경직도’라 하는 것은 중국 남송시대의 누도가 농민이 경작하거나 베틀로 베를 짜는 모습을 그린 동양화를 당시의 천자 고종에게 바쳤다는 일화가 있으며 1689년 청나라 성조 또한 누도의 경직도를 입수하여 궁정화가 초병정에게 명하여 경직도를 그리게 하였다고 한다. 이것을 100여년 후인 정조 때에도 정치에 참고 자료로 삼기 위해 농민의 실제 모습을 당시의 궁정화가이며 어용화가인 김홍도에게 명하여 이루어진 작품이 었다면 더욱 값진 작품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25폭의 작품이 너무나도 정확하고 흐트러짐이 없으며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의 보관 상태나 궁중화원의 직업상 이러한 작품을 연작으로 그릴 여유가 부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완성하였던 것을 볼 때 이러한 상상이 가능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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