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지고 있는 한국 SP음반 가운데, 1947년에 럭키레코드에서 나온 가수 현인의 "신라의 달밤" 최초 취입 레코드가 있어 여기 소개하고자 합니다.
1947년에는 국내에 레코드를 만들 원료와 기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중고 레코드를 연탄불에 지져 녹여서 그 위에 기름 압착기를 개조해 만든 프레스 기계로 레코드를 찍어냈습니다. 덕택에 음질은 매우 엉망이지요. 가사도 겨우 알아들을까 말까 합니다.
사실 저는 트로트나 뽕짝을 싫어하기 때문에, 노래 자체만 듣고 있으면 이 노래가 그닥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해방 직후 이 노래가 당시 사회에 파고 들었던 영향력은 굉장히 엄청난 모양입니다. 당시 서울신문 기사를 봐도 그렇고, 판소리도 일본 말로 부르던 암울한 시대가 가고 옛 우리 역사 속 나라 이야기를 세련된 (당시 기준으로) 멜로디와 음색으로 읇는 노래가 나왔다는 게 당시에는 정말 큰 임팩트였나봅니다. 그걸 새삼 생각하면 또 새롭게 들리더군요.
축음기는 앞서 올렸던 동영상들과 마찬가지로 1937년경에 영국 HMV사에서 제작한 HMV 102 형 휴대용 축음기입니다.
가사는 당시 노래치고는 제법 멋있는 가사인 듯 하네요.
1.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
고요한 달빛어린 금오산 기슭에서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2.
아~~ 신라의 밤이여
화랑도의 추억이 새로웁구나
푸른 강물 흐르건만 종소리는 끝이 없네
화려한 천년사직 간 곳을 더듬으며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3.아~~ 신라의 밤이여
아름다운 궁녀들 그리웁구나
대궐 뒤 숲속에서 사랑을 맺었던가
님들의 치맛소리 귓속에 들으면서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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