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시는 농민들이 보리 타작을 하는 현장감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작품이다.
# 제1∼4행은 막걸리와 보리밥 한 그릇을 거뜬히 먹고 나서, 웃옷을 벗고 마당으로 나가 보리타작을 하는 농민의 활기찬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 제5∼8행은 보리 타작을 하면서 힘에 겨운 줄도 모르고, 서로 흥겨운 노랫가락을 주고 받으며 일하는 노동의 즐거움이 나타나 있다.
# 제9∼10행은 농민들의 건강하면서도 생동하는 삶으로 말미암아, 육신과 정신의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 제11∼12행은 작자 자신의 고달픈 벼슬살이에 대한 반성을 자조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농민들과 함께 하는 순수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다짐이 엿보이고 있다.
농민들이 보리타작이라는 공동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통해, 노동이야말로 참으로 즐거운 삶이요 건강한 삶임을 말해 준다. 육체와 정신이 통일된 농민들의 건강한 삶의 표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지 않았네' 와 '무엇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오?'와 같은 부분을 통해서는,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어 벼슬길에 헤매이며 시달렸던 작자 자신의 삶을 반성하기도 한다.
정약용은 사회제도의 모순이나 백성들의 삶의 고뇌 등을 주로 작품의 주제로 삼는데, 이 한시 또한 작자의 주제의식에 부합되는 내용인 것 같다. 우리는 이 시를 통해서 조선 후기 성장하는 평민들의 모습을 손에 잡히는 듯이 느낄 수 있으며, 새롭고 가치있는 삶을 평민들의 현실세계에서 찾고자 한 당시 진보적 지식인의 경향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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