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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억을 남기고 갈것인가?

*설향* 2010. 7. 14. 05:04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가는 것은 인생의 정한 이치입니다.
세익스피어처럼 "그림자처럼 왔다가 그렇게 떠날지라"고 말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생 70이 그림자처럼 왔다가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생각을 환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명승고적을 찾아가 보면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은 인간의 심정은 여전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설악산의 바위나 신륵사의 기둥에다 선명하게
'신천동 아무개 다녀간다'느니,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부산의 아무개'라느니,
난잡한 기록이 눈에 띄는데, 그 몰지각한 버릇은 괘씸하지만 무엇인가를
남기고 가고 싶은 심정만은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어 돈을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 정권을 잡아 이름을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 각기 사람에 따라 그 욕망도 가지각색이겠지만, 갑부의 이름, 정치가의
이름이 역사의 물결위에 향긋한 추억으로 남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그 큰 돈을 버는 과정에서 너무나 눈 앞의 이익의 힘을 탐하고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지 않았던 사실을 민중은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부자집의 높은 담밑을 지나가면서 기분이 좋은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참된 예술은 길이 남는다"는 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세잔느나 르노와르는 평생 가난하게 살았지만 오늘날 그들의 그림 한 폭은
수백만 달러에 매매됩니다. 시인 밀턴은 만년에 눈이 보이지 않아
고생하였고, 음악가 베에토벤은 후년에 귀가 들리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밀턴의 <실락원>, 베에토벤의 <고향곡>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것이 확실합니다. 로댕의 조각은 남습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 완당의 글씨도 남습니다.


인생은 가도 예술은 남습니다. 예술은 가도 사랑은 남습니다.
사랑의 상처, 사랑의 아픔, 그리고 사랑의 기쁨, 사랑의 추억만이
영원히 남는지도 모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아무것도 남긴 것이 없고 다만 우리에게
사랑의 추억만을 남기고 가신 분입니다. 그가 우리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토록 괴로워한 줄을 우리는 압니다.


그의 손바닥의 못자국을 어루만지며 오늘도 우리는 그의 사랑의
확실함을 느껴 봅니다. 그 사랑만 확실하다면 다른 걱정은 없습니다.
우리도 사랑의 추억밖에는 아무것도 남기고 갈 것이 없습니다.

 

- 영원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슴애 품은 당신이길...! 柳溪 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