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사람아 무엇을 비웠냐
그림명:고독한 목선 (solitary wooden boat)
♣ 사람아 무엇을 비웠느냐 / 법정스님 ♣
사람아 무엇을 비웠느냐...
사람마다 생각하는 대로
다 버릴 수 있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대로
다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이라 말할 수 있겠느냐.
그림명:나 홀로 (only me)
버릴 수 없는 것은
그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얻지 못하니
이것이 너와 내가 숨 헐떡이며
욕심 많은 우리네 인생들이
세상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이라 하지 않더냐
그림명:봉우리들을 휘감은 안개 (mist wrapping the peaks)
사람들마다 말로는
수도 없이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린다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마음속에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버려야만 하는지
알지 못하고
오히려 더 채우려 한단 말이더냐.
그림명:굽이 굽이 강을 거슬러 (meandering up river)
사람들마다 마음으로는
무엇이든 다 채우려고 하지만
정작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몸 밖에 보이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허울좋고 게걸스런 탐욕뿐일진데.
그림명:장으로.. (to the market)
사람아...
그대가 버린 것이 무엇이며
얻는 것 또한
그 무엇이었단 말이더냐.
얻는 것이 비우는 것이요,
비우는 것이 얻는다 하였거늘
무엇을 얻기 위해 비운단 말이더냐
그림명:솔끝자리 (pine peak)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것은
끈적거린 애착과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과
불만족스러운 무거운 삶뿐인 것을
비울 것이 무엇이며
담을 것 또한 무엇이라 하더냐.
어차피 이것도 저것도
다 무거운 짐인걸...
그림명:모래폭풍이 부는 날 (sandstorm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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