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마음의글
찰 옥수수 / 김명인 평해 오일장 끄트머리 방금 집에서 쩌내온 듯 찰 옥수수 몇 묶음 양은솥 뚜껑째 젖혀놓고 바싹 다가앉은 저 쭈그렁 노파 앞 둘러서서 입맛 흥정하는 처녀애들 날 종아리 눈부시다 가지런한 치열 네 자루가 삼천원씩 이라지만 할머니는 틀리조차 없어 예전 입맛만 계산하지 우수수 빠져나갈 상앗빛 속살일망정 지금은 꽉차서 더 찰진 뽀얀 옥수수 시간들 ! <시집 "파문"(문학과 지성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