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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Felis tigris) |
대형고양이류(great cat)로서 힘과 포악성에 있어 이 동물에 버금가는 것으로는 유일하게 사자가 있을 뿐이다. 호랑이는 유라시아 북부에서 기원하여 남쪽으로 이주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소련의 극동지방에서 중국·인도·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 걸쳐 분포한다. 호랑이는 일반적으로 약 7~8아종(亞種)으로 분류된다. 이중에서 파리호랑이와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는
멸종된 것으로 믿어지며, 자바·수마트라·시베리아·인도산 아종들은
〈적색자료목록 Red Data Book〉에
멸종위기종으로 기재되어 있다.
호랑이의 크기와 특징적인 털색, 줄무늬는 서식지역과 아종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남부지방의 호랑이는 북부지방의 호랑이보다 체구가 작고, 털색이 더 밝다.
벵골호랑이(Bengal tiger)와 동남아시아의 섬에 살고 있는 호랑이들은 선명한 불그레한 황갈색 바탕에 몸을 가로지르는 검은색에 가까운 줄무늬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복부와 다리의 안쪽, 뺨, 양 눈 위의 큰 반점은 흰색이다. 이에 비해 몸집이 매우 크고, 그 수가 아주 드문 중국 북부와 소련의
시베리아호랑이는 털이 길고 부드럽지만 색이 엷다. 흑백색의 호랑이도 약간 있으며, 순백의 호랑이도 1마리 보고된 바 있다. 호랑이는 갈기가 없지만, 늙은 수컷은 뺨 위의 털이 다소 길고 쫙 펼쳐져 있다. 수컷은 암컷보다 체구가 큰데, 어깨높이는 약 1m이고, 두동장은 약 2.2m이며, 꼬리길이는 약 1m이다. 몸무게는 약 160~230kg인데 최대몸무게는 약 290kg이다. 호랑이는 풀밭·늪지대·숲에 서식하며, 사원이나 궁전처럼 폐허가 된 건물에 자주 나타난다. 힘이 세고 보통 단독생활을 하는데, 헤엄을 잘 치고 목욕을 즐기는 것 같다. 쫓기면 나무 위로 기어오른다. 주로 밤에 사냥하며,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먹고 사는데, 사슴·멧돼지·공작류 등을 주로 먹는다. 건강하고 몸체가 큰 포유동물은 일반적으로 피하지만, 코끼리와 물소의 성체를 공격했다는 기록도 있다. 때때로 인가에서 소를 공격하기도 한다. 늙거나 불구인 호랑이, 또는 새끼가 있는 암컷은 인간이 손쉬운 먹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잡아먹기도 한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1년 중 아무 때나 새끼를 낳을 수 있지만 추운 지방에서는 봄에 새끼를 낳는다. 임신기간은 평균 113일이고, 한배에 보통 2~3마리를 낳는다. 줄무늬가 있는 새끼호랑이는 2세까지 어미와 같이 지내는데, 이때쯤이면 거의 성체가 되어서 자기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암컷은 새끼가 완전히 독립할 때까지 임신하지 않는다. 호랑이의 평균수명은 약 11년이다. 동물원 같은 특별한 조건하에서 가끔 사자와 교배되는데 이러한 교배 결과 나온 자식을 아비가 호랑이일 때는 타이곤(tigon), 사자일 때는 라이거(liger)라고 부른다.
호랑이는 많은 민간전승의 이야기와 미신의 대상이 되어왔고 가죽을 얻기 위해서 또는 오락으로 사냥되어왔다. 분포지역 내의 일부 지방에서는 호랑이의 여러 부분들을 치료약·보호제·최음제 등의 용도로 매우 귀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호랑이 및 다른 대형 고양이류는 흔히 표범속(豹─屬
Panthera)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때때로 다른 동물에도 'tiger'라는 영어 이름이 붙어,
구름표범을 'clouded tiger',
퓨마를 'deer tiger', 검치호(sabretoothed cat)를 'sabre-toothed tiger'라고도 쓴다. 한국산 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
Panthera tigris altaica)로서 〈적색자료목록〉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불과 100개체 내외가 잔존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1921년 경상북도 경주의 대덕산에서 1마리가 발견된 후, 더이상의 포획기록이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호랑이를 시베리아호랑이로부터 구분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