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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설 / 이외수

*설향* 2007. 12. 12. 00:21

 인연설 / 이외수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 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 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되고
작별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게 된다면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아무래도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