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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시***/사랑의글

당신앞에 나는

*설향* 2007. 9. 4. 21:56



당신 앞에 나는 / 이해인




당신 앞에 나는

꼼짝도 할 수 없는 항아리에요

비켜 설 땅도 없는 이 자리에서

당신만 생각하는 길고 긴 밤 낮

나는 처음부터 뚜껑없는 몸이었어요

햇빛을 담고, 바람을 담고, 구름을 담고

아직도 남아있는 비인 자리

당신만이 채우실 자리

당신 앞에 나는 늘 얼굴없는 항아리

기다림에 가슴이 크는 항아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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