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향기 속으로...
-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 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 반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그대의 향기 -이정희
늘 함께하는 그대의 향기가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게 풍겨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대 사랑이 고운 빛깔로 내게 다가옵니다
들꽃처럼 은은한 모습으로 다가 옵니다
그 영상에 취해 난 잠들고 싶습니다
그 노래에 묻혀서 행복에 취하고 싶습니다
작은 미소로 다가온 그대의 느낌이지만
가슴속까지 스미는 사랑의 향취입니다
어디를 가든 그대의 향기는 나를 지켜 줄 것입니다
곁에는 없어도 어디서든 당신의 향기가 나를 지켜 줄 것입니다
- 국화 - 박남수
마지막 꽃에
얼맞도록 국화는
가냘픈 꽃잎을 벌리고
바람에 몸을 떤다.
몸 향기를 바람에 태워
세상을 황홀하도록 향기 속에 적시고 있다.
국화에 묻히어 나도 지금 한 가지 국화가 되어 간다.
어지러운 티끌에 오염된 머리를 바래고
내가 지금 국화 앞에서 그 황홀한 빛깔 속으로 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