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각
글 / 우촌
어머니,
어제 밤에는 뻐꾸기가 밤 늦게까지 울다가 갔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오셨다 가실줄 알고 있어요
아침 햇살 , 풀섶에 맺혀 반짝이고 있는 저 이슬은
밤사이 못다하신 당신의 사연을 말해주듯
저의 눈시울을 적셔줍니다
그리고,오늘 아침에는
초가 지붕에있는 하얀 박꽃이 십오륙년을
아껴 입으시던 당신의 모시 적삼처럼 곱게 피어 있습니다.
농사꾼 보다는
자식에게 공부를 많이 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막걸리 장사도 마다하지 않으시던 어머니,
너삼뿌리 처럼 마디마디 굵게 널부러졌던 손가락,
뻔데기같히 틈틈이 밖힌 당신의 주름진 얼굴이
지금은 한없이 그립습니다.
생존해 계시는 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불효하던 제가
하나밖에 없는 딸을 외국에 보내고 안타까워 합니다.
그러는 제가
요즘은 당신의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풍파와 자식들 걱정에
새가맣게 멍든 가슴을 않고 가신
당신만 하겠습니까 마는~,
지금은 , 슬기로움으로 고난을 이기시던
당신의 생존시 모습이 우체국 마당에 올려있는
깃발보다도 더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