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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시***/마음의글

창밖을보며...

*설향* 2007. 5. 19. 14:51

 
견고히 닫혔던 문빗장 열고 
흐트러진 대지 
빗살무늬 나무껍질 속으로 
천천히 그가 오고있다 
혼자 앓고난 자리 
그 축축한 뇌관 사이로 
무디고 무딘 쓸쓸함이 홀연히 남아 
이름뿐인 너 
키작은 설레임으로 
젖은 그리움의 몫을 다듬고있다 
야윈 목줄기 자꾸만 감겨오는 옷자락 
가느다란 빗줄기에 섞여 
허탈한 바람이 남기고 가는 계절 내음 
더이상 출렁이지 않는 물소리 다독이며 
흰 꽃봉오리 둥글게 눈뜨고있다 
창은 거기 그대로 하늘을 담아내고 
물길속에 서서 자꾸만 잠겨드는 
여린 나목들 
감추어둔 빗방울의 노래가 
흠뻑젖은 마음까지 차 오른다 
평온하게 흔들리는 창너머 
말갛게 씻긴 단비가 
손금같은 줄기마다 잎을 세울때 
허허로운 나무들 사이 
흰 목련의 날개처럼 
사랑 다시 피어 환해지려나 
창밖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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