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향기를 머금은 보랏빛 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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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국화를 일컬어 가을날의 군자라 했습니다.
서리를 견디고 피는 꽃인 까닭입니다.
코스모스가 지나간 자리에 국화 향 날리면
가을이 깊어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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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피고 지는 벌개미취는
옅은 보랏빛입니다.
얼핏 보면 쑥부쟁이나 개미취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들보다는 윤기가 나고 통통해 보이는 것이
야생화답지 않은 모습입니다.
길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을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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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는 슬픈 전설을 담고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았습니다.
대장장이는 열심히 일했으나 11남매를 먹여 살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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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의 큰 딸은 쑥 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과 산을 돌아다니며 쑥 나물을 열심히 캤습니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에서 쑥부쟁이라 불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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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상처를 입고 쫓기던 노루를 구해준 보답으로
노란 구슬 세 개가 달린 보랏빛 주머니 하나를 건네 받았습니다.
소원을 이루는 구슬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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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덕에 어머니의 병도 고치고, 오매불망 보고 싶었던 청년을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자꾸 흘러갔지만 쑥부쟁이는 결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청년을 생각하며 나물을 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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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산에서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맙니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그 산의 등성이에는 전보다 더 많은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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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보랏빛 꽃잎과 노란 꽃술은 쑥부쟁이가 살아서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 속의
구슬과 같은 색이며 꽃대의 긴 목 같은 부분은 아직도 옛 청년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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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취와 쑥부쟁이
개미취와 쑥부쟁이는 피는 시기도 비슷하고 꽃 모양도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잎을 보면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는 것이 쑥부쟁이고, 개미취는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으나 쑥부쟁이처럼 굵은 톱니가 아니다.
또 개미취는 윗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는 게 특징이다.
우리가 흔히 가을에 ‘들국화’라고 많이 얘기하지만, 식물도감에는
‘들국화’라는 꽃은 없다.
구절초와 개미취를 쑥부쟁이와 더불어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들국화 / 이서연
들길 이곳 저곳 무더기로 핀
꽃들을 본 적이 있니?
꽃들을 본 적이 있니?
작은 이파리 위 햇살을 담아
가을색으로 젖어있는
그 꽃들은,
가을색으로 젖어있는
그 꽃들은,
자잘하여 눈길조차 끌 수 없지만
가벼운 바람에도 사위는 햇살에도
멀리까지 듬뿍 향기를 내어주지
가벼운 바람에도 사위는 햇살에도
멀리까지 듬뿍 향기를 내어주지
가까이 다가가 후-욱
숨만 들이켜도
취할 것 같은 향기는
숨만 들이켜도
취할 것 같은 향기는
내 어린 날,
밤마다 베고 눕던 엄마 팔에서
피어나던 내음과 너무도 비슷해
밤마다 베고 눕던 엄마 팔에서
피어나던 내음과 너무도 비슷해
스치고만 지난 이 너무도 많아
너는,
네게 한 발 다가서는 그 누구를 위해
가슴 속 깊은 향기
다 내어주려 했나보다
너는,
네게 한 발 다가서는 그 누구를 위해
가슴 속 깊은 향기
다 내어주려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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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 장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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