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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설향* 2007. 4. 13. 15:38
         
            -한 용운- 아득한 명상의 작은 배는 가이없이 출렁거리는 달빛의 물결에 표류(漂流)되어 멀고 먼 별나라를 넘고 또 넘어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이르렀습니다. 이 나라에는 어린 아기의 미소(微笑)와 봄 아침과 바다 소리가 합(合)하여 사랑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 사람은 옥새(玉璽)의 귀한 줄도 모르고, 황금을 밟고 다니고, 미인(美人)의 청춘(靑春)을 사랑할 줄도 모릅니다. 이 나라 사람은 웃음을 좋아하고, 푸른 하늘을 좋아합니다. 명상의 배를 이 나라의 궁전(宮殿)에 매었더니 이 나라 사람들은 나의 손을 잡고 같이 살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님이 오시면 그의 가슴에 천국(天國)을 꾸미려고 돌아왔습니다. 달빛의 물결은 흰 구슬을 머리에 이고 춤추는 어린 풀의 장단을 맞추어 넘실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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